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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규제 방침을 대대적으로 재정비했다. 건강한 저위험군에게까지 동일한 기준으로 백신을 승인하던 ‘원사이즈-핏-올(one-size-fits-all)’ 전략을 공식 폐기하고, 위험도에 따라 요구되는 근거 수준을 차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변화는 5월 21일자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 기고문을 통해 FDA 커미셔너 마티 마카리(Marty Makary) 박사와 생물학적제제평가연구센터(CBER) 소장 비나이 프라사드(Vinay Prasad) 박사가 공동으로 발표했다.


새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65세 이상 또는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19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 후 항체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속 승인이 가능하다. 반면, 65세 미만이면서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은 향후 백신 승인 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 자료를 요구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정책 변화는 최근 고령층 중심으로 제한 승인된 노바백스의 단백질 기반 코로나19 백신 사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바백스 백신은 현재 65세 이상 또는 12~64세 중 중증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고 있다.


FDA는 그 배경으로 부스터 접종률 저하와 백신 신뢰도 하락을 지목했다. 실제 미국 내 연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백신에 대한 국민적 회의감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카리와 프라사드는 “건강한 52세 여성이 세 번의 감염과 여섯 차례 접종 후 일곱 번째 접종에서 추가적인 이득이 있는지에 대해선 근거가 없다”며 “이제는 과학적 데이터가 정책을 이끌 시점”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새 기준이 “질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시기적절한 백신 접근을, 저위험군에게는 보다 강력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승인 시스템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백신 갱신 주기에 있어서도 기존의 ‘연례 갱신’ 방식을 재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독감 바이러스와 달리 코로나19는 변이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매년 백신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면역 지속력과 효능에 따라 과학적으로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라사드 소장은 “매년 무작위 임상을 요구하진 않겠지만, 몇 년 주기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FDA 백신자문위원회는 오는 5월 22일 모더나, 화이자, 노바백스의 2025~2026년 시즌 업데이트 백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FDA는 회의 사전 브리핑 자료에서 “변이주에 맞춘 백신 업데이트가 가을·겨울 예상 유행에 대응하는 데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FDA의 새 기준은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향후 감염병 대응 백신 개발 전략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mRNA, 단백질 기반, 벡터 백신 등 다양한 플랫폼 기술에 따라 규제 전략이 정교화될 것으로 보이며, 백신 제조사 역시 보다 세분화된 허가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