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7.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감기에 걸린 보호자 곁을 지키는 반려견이나 고양이를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내 감기, 혹시 우리 강아지에게 옮는 건 아닐까?’ 실제로 사람과 동물이 밀접하게 생활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 같은 걱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감기 바이러스의 특성과 종 간 장벽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감기에서 사람과 반려동물 간 감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이 앓는 감기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감기의 일종), 아데노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다양한 종류의 병원체에 의해 발생한다. 이들 대부분은 사람의 호흡기 세포에 특화돼 있어 동물에게 전염되기 어렵다. 반대로 반려동물이 감염되는 ‘강아지 인플루엔자’나 ‘고양이 감기’ 역시 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는 작용하지 않는다.

 

사람과 동물 사이에는 ‘종 장벽(species barrier)’이라는 면역학적, 유전적 차이가 존재한다. 이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필요한 수용체 단백질이 종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사람 감기 바이러스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세포에는 제대로 붙지 못해 증식을 할 수 없다.

 

다만 반려동물도 감기와 비슷한 호흡기 질환을 앓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강아지는 켄넬코프(전염성 기관지염), 고양이는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나 칼리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이들 질환은 기침, 재채기, 콧물,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해 사람의 감기와 매우 유사하게 보일 수 있지만, 병원체 자체는 전혀 다르다.

 

일부 보호자들은 반려동물이 감기 걸린 자신을 따라 재채기를 하거나 기운 없어 보일 때 감염 가능성을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는 단순한 우연이거나 환경 변화,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 다른 원인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감기에 걸렸더라도 반려동물에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지나친 걱정이나 민간요법은 반려동물의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 다만 반려동물이 평소와 다르게 기침을 하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을 의심해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사람과 반려동물은 함께 살며 서로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존재지만, 감염병의 측면에서는 분명한 경계가 존재한다. 일반 감기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반려동물을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올바른 정보가 더 건강한 공존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