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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운 여름이나 식사 후 후식처럼 얼음을 씹어 먹는 행동은 흔한 일상 중 하나다. 하지만 얼음을 반복적으로, 심지어 중독처럼 먹고 싶다는 충동이 자주 나타난다면 그 이면에 건강 문제, 특히 ‘빈혈’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행동은 의학적으로 ‘빙식증(Pagophagia)’이라고 불리는 이상 섭취 행동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식품이 아닌 물질을 반복적으로 섭취하고자 하는 강박은 대표적으로 철분 결핍성 빈혈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으로 보고돼 있다. 특히 얼음을 씹는 습관은 철분 부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빙식증은 단순한 기호 문제라기보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이나 체내 미네랄 대사 이상과 관련 있는 신체 반응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이상 섭취 행위가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스스로 얼음을 씹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불안이 심해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실제 임상에서는 철분 결핍성 빈혈 환자에게서 하루 수십 개의 얼음을 씹는 행위가 확인되며, 철분 보충 치료 이후 이러한 행동이 사라지는 사례도 보고된다. 이는 단순한 습관이 아닌 신체 이상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여성, 다이어트를 하거나 생리량이 많은 경우, 위장 질환으로 인해 철분 흡수율이 낮은 사람들에게 이런 증상이 더 자주 관찰된다.

 

빙식증 외에도 비누, 분필, 흙 등을 먹고 싶어지는 ‘이식증(Pica)’ 역시 철분 결핍과 관련 있는 대표적인 섭식 이상 행동이다. 따라서 얼음을 습관처럼 먹는 행동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갈수록 강도가 심해진다면 단순 기호로 넘기지 말고,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 여부를 점검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얼음을 먹는다고 무조건 빈혈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빈도가 지나치고, 본인도 자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순한 ‘취향’과는 구분된다. 특히 식욕 저하, 쉽게 피로해짐, 창백한 피부,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철분 결핍에 의한 빈혈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빈혈은 초기에 가벼운 증상만 나타나 쉽게 간과되지만, 장기적으로 방치할 경우 심혈관 부담, 면역력 저하, 일상 기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청소년기와 가임기 여성, 노년층에서는 인지 기능이나 학습능력 저하와도 연결되기에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얼음이 당기는 이유를 단순한 입 심심함이나 더위 때문이라고 넘기기 전에,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일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작은 습관이 큰 병을 알려주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에, 평소와 다른 식습관 변화가 생겼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