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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장애\'라는 진단을 받은 직장인 이모 씨는 처음엔 별다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혈당 수치가 살짝 높긴 하지만 아직 당뇨는 아니라는 설명에 안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그는 지속적인 피로감과 함께 체중이 감소하고, 소변 횟수가 늘어나는 이상 증상을 경험했다. 재검사 결과는 당뇨병이었다. 이처럼 공복혈당장애는 무증상 상태에서 당뇨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경계선 질환’이다.


공복혈당장애는 혈당이 정상보다 높지만 당뇨병으로 진단될 만큼 높지는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복 시 혈당이 100~125mg/dL 사이에 해당하면 이 범주에 포함된다. 문제는 이 시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공복혈당장애 환자의 약 25%가 5년 이내에 제2형 당뇨병으로 발전하며, 일부에서는 이미 췌장 기능 저하가 시작된 상태인 경우도 많다.


특히 이 상태는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방치되기 쉽다. 피로, 갈증, 잦은 배뇨, 시야 흐림 등 전형적인 당뇨 증상이 없다고 해도 혈당 수치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약화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혈관, 신장, 눈과 같은 주요 장기에 미세한 손상이 이미 시작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조기 당뇨\' 또는 \'프리당뇨\'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이 시기에 체중 감량,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만으로도 혈당 수치를 다시 정상 범위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개입 시기로 간주된다. 반대로 이 시기를 무심코 지나치면 이후에는 약물 치료까지 병행해야 하는 만성질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공복혈당장애는 단순히 당뇨로의 이행 위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높인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심장협회(AHA) 연구에 따르면 이 상태에 있는 사람은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보고도 있다. 혈당만이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주는 신호라는 뜻이다.


진단은 간단한 혈액검사로 가능하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수치만으로 진단하거나 안심하기보다는, 연속된 수치 추이와 생활습관, 체중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검진 결과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조기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셈이다.


만약 공복혈당장애 판정을 받았다면,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함께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저염·고식이섬유 식단으로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수면 부족이나 만성 스트레스 역시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생활 리듬을 재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당뇨병이 아니라는 말에 안심하고 있다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공복혈당장애는 당뇨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는 신호이며, 지금의 선택이 향후 10년의 건강을 결정짓는다. 일찍 눈치채고 행동하는 것만이 이 질환을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