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사랑정신과

 

사회적으로 ‘우울증’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겪고 있는 증상을 병으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치료받아야 할 문제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기처럼 흔하지만, 방치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우울증은 그 심각성에 비해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성모사랑정신과 유길상 원장은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가라앉거나 의욕이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 지속적인 무기력과 자기 비난, 수면장애, 식욕 변화, 심하면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실제 우울증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유전적 소인,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팬데믹, 경기 침체, 인간관계 단절 등 복합적인 사회적 요인이 겹치며 전 연령대에서 우울증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유 원장은 “특히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중년 남성, 공부나 입시 스트레스에 노출된 청소년, 또래 관계에 민감한 청년층에서 우울증 발병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도움을 요청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사이에 증상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라고 말했다.


우울증은 DSM-5 기준으로 최소 2주 이상 주요 증상(우울감, 흥미 상실, 피로감 등)과 함께 수면·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자책, 자살 사고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진단된다. 이에 대해 유길상 원장은 “환자의 주관적인 표현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정량적인 평가 도구와 면담을 병행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항우울제는 뇌 내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을 조절하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일반적으로 2~4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인지행동치료(CBT), 대인관계치료(IPT), 심리교육 등 비약물적 접근도 병행하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환자 스스로의 결심과 가족의 지지입니다. 치료에 대한 낙인을 걷어내고, 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첫걸음이에요. 절대 혼자 버텨서는 안 됩니다.”


유 원장은 치료 외에도 일상에서의 생활 리듬 회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칙적인 수면, 일정한 식사 시간, 햇빛을 쬐는 야외 활동, 사소한 성취를 축적하는 경험들이 치료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과다 사용,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불규칙한 생활습관은 우울감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회복이 가능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되거나 재발 위험이 높아져요. ‘나는 아닐 거야’라는 생각보다, 조금이라도 이상을 느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훨씬 안전한 선택입니다.”


마음이 지치고 삶의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이 계속된다면, 그건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닐 수 있다. 우울증은 참거나 견딘다고 나아지지 않는다. 지금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가, 이후 삶을 바꾸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