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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눈앞이 빙글빙글 돌고,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든 증상을 경험해본 이들은 대개 이를 일시적인 피로나 스트레스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질 경우에는 단순한 현상이 아닌, 신체 내부의 질환 신호일 수 있다.


분당성모이비인후과 하진부 원장은 “회전감이나 불안정한 느낌, 중심을 잃는 증상은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신체 내 평형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귀 안쪽의 전정기관 이상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힙니다”라고 설명했다.


귀에는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 외에도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이 위치해 있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주변이 도는 듯한 느낌, 흔히 말하는 \'빙글빙글 도는 어지러움\'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이석증(양성 돌발성 두위현훈),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다.


이석증은 머리를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마다 짧고 강한 어지럼증이 반복되는 증상으로, 전정기관 내에 있던 작은 칼슘 알갱이(이석)가 제자리를 벗어나며 자극을 주는 것이 원인이다. 하 원장은 “이석증은 비교적 치료가 쉬운 편으로, 이석을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체위 교정법을 통해 증상을 빠르게 완화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지러움의 원인이 전정기관이 아닌 뇌일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 뇌경색이나 뇌종양, 소뇌 이상 같은 중추성 원인에서는 어지럼증 외에도 두통, 시야 흐림, 언어 장애, 한쪽 팔다리의 마비 증상 등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 원장은 “이 경우 어지럼증을 가볍게 넘기면 안 되며, 즉시 MRI나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정밀 진단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는 신체 균형 검사와 더불어 **비디오안진검사(VNG)**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 검사는 눈의 움직임을 관찰해 전정기관의 기능 이상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눈에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안진을 분석해 질환의 위치와 원인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지럼증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이석증은 에플리법(Epley Maneuver)과 같은 체위 치료가, 메니에르병은 식이조절과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전정신경염의 경우 초기에는 약물치료 후 전정재활운동으로 기능 회복을 돕는다. 중추성 질환이 의심될 경우에는 신경과 전문의와의 협진이 필수적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식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평소 머리를 급격히 움직이는 습관을 줄이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하 원장은 “어지러움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낙상과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해야 합니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참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