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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관절염으로 인한 만성 무릎 통증은 중장년층의 일상생활을 크게 제한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 호주 멜버른대학교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서 ‘온라인 태극권 프로그램’이 무릎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와 신체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자마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됐으며, 의료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운동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태극권(Tai Chi)은 느리고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스리는 대표적인 심신운동이다. 기존에도 만성 통증, 불안, 균형장애 등 다양한 건강문제에 효과가 입증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오프라인 수업 형태로 진행돼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컸다. 특히 지방이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에게는 참여가 어려웠다. 멜버른대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면 온라인 맞춤형 태극권 프로그램 ‘마이 조인트 태극권(My Joint Tai Chi)’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178명의 만성 무릎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RETREAT Trial)을 진행했다. 참가자 중 42%는 농촌 또는 외곽 지역 거주자였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12주간 온라인 태극권 영상을 시청하며 운동을 실천했고, 다른 그룹은 단순히 운동의 이점에 대한 교육자료를 제공받았다. 실험 종료 후, 태극권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통증 감소와 신체 기능 개선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 무릎 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마이 조인트 태극권’ 프로그램은 주 3회, 12주 동안 총 12개의 40분짜리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 태극권 강사가 직접 지도하며, 각 영상에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 그리고 관절염 환자에 맞게 수정된 ‘10형 양식 태극권(Modified 10-form Yang-style Tai Chi)’ 루틴이 포함되어 있다. 동작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매주 난이도가 조금씩 높아지는 방식이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동작이 부드럽고 부담이 적었다”, “어디서나 영상을 반복 재생하며 따라 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답했다.


태극권 그룹은 통증 완화뿐 아니라 삶의 질(QoL), 정신적 안정감, 균형감 향상 등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프로그램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연구 기간 동안 부작용이나 부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운동량이 많지 않아 체력에 자신 없는 환자나 고령자도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다”며 “특히 온라인이라는 특성 덕분에 비용과 이동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다.


호주는 45세 이상 인구의 약 20%가 골관절염(Osteoarthritis)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부담은 연간 약 43억 호주달러(약 3조8천억 원)에 달한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그램이 이런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운동치료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대면 태극권은 의료진의 감독 없이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안전한 자기관리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주요 연구진인 줄리아 주(Julia Zhu) 박사는 “태극권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안정시키고 신체의 흐름을 조절하는 심신 통합적 치료법”이라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집에서도 손쉽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이 프로그램은 무릎뿐 아니라 고관절 통증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며, 장기적으로는 고령층의 낙상 예방과 균형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