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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소아 고혈압이 지난 20여 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면서 의료계가 경고음을 내고 있다. 예전에는 희귀하게 여겨졌던 소아 고혈압이 이제는 병·의원 진료에서 낯설지 않은 사례가 됐다는 설명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 비만이 증가하고, 염분 섭취가 높은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일상화되면서 혈압 상승이 조기에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소아청소년학계에서는 소아 고혈압을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는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혈관과 심장이 아직 성장 단계이기 때문에 높은 혈압이 지속될 경우 향후 심혈관 구조에 부담을 주고, 청년기와 성인기에 고혈압이 고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장기 추적 연구에서 소아기에 혈압이 높았던 군은 성인이 된 뒤 대사질환과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게 나타난 바 있다. 대한소아순환기학회 관계자는 “소아 고혈압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방치될 경우 성인 고혈압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고혈압이 소아에게 명확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데 있다.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특별한 불편함이 없어 부모가 이상 신호를 인지하지 못한다. 진료현장에서는 아동 비만과 연관된 고혈압뿐 아니라, 고염 식습관이나 가공식품 섭취가 잦은 아이들에서 혈압 상승이 확인되는 사례가 늘었다는 보고도 나온다. 성장기 아이들의 나트륨 섭취량이 성인 권고치를 넘어서는 때가 있을 정도로 식습관 변화가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운동 부족 역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장기화되면서 소아·청소년의 일일 활동량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연구는 이미 여러 차례 제시됐다. 과체중 아동에서 혈압 상승이 반복되면 혈관 내벽 기능이 떨어지고, 성장판 주변의 미세 혈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형외과·내분비 분야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는 소아 고혈압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학교·가정·지역사회가 함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은 물론이고, 식단에서 가공식품과 나트륨 비중을 낮추고, 최소 하루 1시간 이상 신체 활동을 권장하는 생활 기반 예방 전략이 제시된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비만 아동뿐 아니라 정상 체중이어도 혈압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성장기 고혈압은 조기 교정 가능성이 높아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소아 고혈압의 증가는 단순한 개인 건강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성인 질환 부담을 가중시키는 공중보건 문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의료계는 향후 10~20년 뒤 심혈관질환 발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생활 환경을 점검하고, 아이들의 혈압 관리를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