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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을로 접어들며 일교차가 커지고 공기가 한층 건조해지자 비염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봄철 꽃가루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가을 역시 비염 악화 요인이 겹치는 대표적인 계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매년 9~10월 알레르기비염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염은 비강 점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코막힘과 맑은 콧물, 재채기, 코 가려움 같은 대표 증상이 나타난다. 기온 변화가 큰 날에는 비강 점막이 민감해지고 자극 반응이 쉽게 일어난다. 여기에 돼지풀, 쑥, 환삼덩굴처럼 가을에 왕성해지는 잡초류 꽃가루가 대기 중 농도를 높이면 증상이 겹겹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아침 시간에는 재채기와 콧물 분비가 더욱 활발해지는 경향이 있어 일상생활 불편이 커진다. 눈 가려움이나 충혈 같은 결막 증상, 때로는 두통이나 후각 저하가 동반돼 전체적인 컨디션에 영향을 준다는 호소도 적지 않다.


증상이 장기화할 경우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만성 코막힘은 수면 중 입으로만 숨을 쉬게 하는 구강호흡을 유발할 수 있다. 아동에게서는 기도 저항 증가로 이어져 코골이나 잦은 각성이 발생할 수 있고,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지적된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가장 흔한 형태인 알레르기비염은 특정 알레르겐에 반복 노출될 때 증상이 나타난다. 국내에서는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 비듬, 곰팡이, 바퀴벌레, 잡초류 꽃가루가 대표적인 원인물질로 꼽힌다. 바람이 강하고 공기가 마르는 날에는 꽃가루 농도가 쉽게 높아져 증상이 더 예민해질 수 있다. 실내에서는 반려동물의 털이나 타액, 배설물에서 나온 미세 입자가 공기 중에 퍼져 비강 점막을 자극하는 사례도 흔하다.


비염이 계절마다 반복되거나 호전과 악화를 계속 오간다면 적극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알레르겐을 최대한 피하는 회피요법은 치료의 기본이다. 외출 후 샤워, 창문 여닫기 조절, 실내 습도 유지 등 생활관리만으로도 악화를 줄일 수 있다. 약물치료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가 1차 치료제로 권고되며, 2세대 항히스타민제와 필요 시 류코트리엔 수용체길항제, 항콜린제 스프레이 등이 병행된다. 알레르겐 면역요법은 원인 물질을 소량부터 장기간 투여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최소 3년 이상 시행해야 충분한 효과가 기대된다. 비중격 만곡이나 하비갑개 비후처럼 구조적 문제가 동반돼 약물치료에도 코막힘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교정이 검토된다.


고려대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서민영 교수는 가을을 비염 환자에게 특히 힘겨운 계절로 설명한다.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 잡초류 꽃가루가 한꺼번에 작용해 비강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복합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증상이 이미 심해진 뒤에는 약물 효과가 더디게 느껴질 수 있어 증상 악화가 반복되는 환자는 미리 병원을 방문해 조절 가능 약제를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증상 발생 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갖추면 가을철 비염이 생활을 흔드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실내외 환경 요인이 더 뚜렷해지며 비염 환자가 늘기 마련이다. 건조한 공기, 꽃가루 확산, 급격한 기온 변화는 어느 하나만으로도 점막 자극을 일으키지만, 제때 관리하면 악화 주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의료진의 공통된 설명이다. 코막힘이나 재채기가 가을마다 되풀이된다면 단순한 계절적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적극적인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