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1962544230-640x640.jpg\"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나 일시적 실명 증상을 가볍게 넘기는 사례가 많지만, 의료계는 이 같은 변화가 뇌경색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한쪽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거나 시야가 일부 가려지는 증상은 눈의 문제가 아니라 뇌혈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조기 발견 여부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현상은 ‘일과성 흑암시(Amaurosis fugax)’다. 갑자기 한쪽 시야가 검게 가려졌다가 수 분에서 수십 분 안에 회복되는 증상으로, 망막으로 가는 혈관이 잠시 막히며 발생한다. 이 혈관은 뇌혈관과 같은 경동맥에서 분지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눈에서 나타난 혈관 문제는 뇌경색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국내외 연구에서도 일과성 흑암시 경험자 중 상당수가 이후 수개월 이내 뇌경색으로 이어진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급성 시력 소실이 뇌경색과 연관되는 이유는 혈류 차단의 기전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신경과 전문의는 “망막은 뇌의 일부로 분류될 만큼 신경조직 구조가 비슷하다”며 “시력 소실은 뇌혈류 장애가 눈으로 먼저 드러난 형태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동맥 협착·심장성 색전·고혈압성 혈관 손상 등이 원인일 때 이런 증상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증상이 일시적으로 회복되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된다. 일시적 실명은 혈관이 ‘완전히 막히기 전’ 경고 신호로 해석되는데, 실제로 일과성 시력 소실을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향후 뇌졸중 발생 위험이 수 배 높다는 보고가 있다. 뇌졸중 같은 응급 질환은 조기 치료가 생존율을 결정짓는 만큼, 시력 증상이 곧바로 뇌 응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료계의 설명이다.


또한 시야의 일부만 가려지는 증상 역시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 한쪽 시야가 절반만 사라지는 ‘반맹’이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는 뇌 후두엽·시신경로의 혈류 장애로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이를 단순 눈 피로로 오해해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들은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즉시 뇌 영상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위험군에서는 더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심방세동 등 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작은 혈전에도 망막 혈류가 차단될 가능성이 높다. 흡연·과음·수면 부족 같은 생활 요인 역시 위험도를 높이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과 국제뇌졸중학회는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가 생기면 112 신고 또는 가까운 응급실 방문을 우선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전문가들은 실명이나 급격한 시력 저하는 결코 눈의 문제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증상이 갑작스럽고 한쪽에 국한된다면 뇌혈관 문제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며, “잠시 괜찮아졌으니 괜찮다”는 접근은 가장 위험한 판단이라고 지적한다. 의료계는 작은 시력 변화라도 초기 진단이 이루어지면 뇌경색을 예방하거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갑작스러운 시야 변화가 생길 때는 즉시 전문 의료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