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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라,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라 제시되고 있다. 최근 수면의학·신경과 분야에서는 수면 중 호흡장애가 뇌 산소 공급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신경염증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과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의료계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는 것은 수면의 질 저하를 넘어 뇌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경고한다.


가장 주목되는 기전은 반복적인 저산소 상태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밤 동안 짧게는 수십 회, 많게는 수백 회 호흡이 멈추면서 뇌가 필요한 만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한다. 뇌세포는 산소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이러한 산소 공급 불안정은 세포 스트레스를 키우고 염증성 단백질 생성 증가로 이어진다. 신경과 전문의는 “도파민 세포가 위치한 흑질은 산소 부족에 취약해,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이 부위 손상이 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장기 연구에서도 관련성이 확인됐다. 해외에서 20년 이상 성인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중등도 이상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 발생률이 높게 나타난 결과가 보고됐다. 단순히 코를 고는 것처럼 보이는 ‘경증 증상’도 상기도 협착과 산소 변동을 반복적으로 유발해 위험 증가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50세 이후 코골이가 갑자기 심해졌다면 신경계 변화와 연관된 초기 신호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 덧붙여진다.


미세 각성 증가도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호흡이 멈출 때마다 뇌가 순간적으로 깨어나는 ‘마이크로 각성’이 수차례 반복된다. 이 과정이 지속되면 깊은 수면 단계가 감소하고 뇌의 회복 능력이 떨어진다. 수면 중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청소 체계(글림프 시스템) 기능도 약해져, 뇌 내 노폐물 제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파킨슨병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비정상 단백질 축적이 이러한 수면 구조 변화와 관련된다는 연구도 발표된 바 있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은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호흡이 멈출 때마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심박수·혈압이 요동치는데, 이런 충격은 만성적으로 이어질 경우 뇌 혈관 기능을 약화시키고 신경퇴행 위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복되는 야간 스트레스는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이는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의 또 다른 촉진 요인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모든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환자가 파킨슨병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문제가 있을 경우 파킨슨병 위험이 통계적으로 높아지는 경향이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기 관리의 중요성은 분명하다. 비만·고혈압·당뇨 등 대사질환이 있으면 수면무호흡증과 파킨슨병 위험이 모두 증가하기 때문에, 만성 질환 관리 역시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코골이나 수면 중 숨 멎음, 아침 두통, 주간 졸림, 기억력 저하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검사(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양압기 치료나 구강 장치, 체중 관리, 수면 자세 교정 등은 수면무호흡증 완화에 효과적이며, 조기 치료는 장기적인 뇌 기능 보호에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