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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올겨울 독감이 예년보다 훨씬 빠르고 강하게 확산되면서 의료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외래 진료실에는 고열과 기침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급증했고, 소아과·응급실에서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독감 유행이 유독 심한 것은 단일 원인이 아니라, 면역 공백과 환경 변화, 바이러스 특성이 동시에 겹친 복합적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가장 큰 배경은 ‘면역 공백’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로 독감 바이러스 노출이 크게 줄면서, 국민 전체의 인플루엔자 면역 수준이 낮아졌다. 독감은 한 번 유행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면역을 획득하는데, 지난 몇 년간 이 과정이 약해져 감염 감수성이 높아진 것이다. 감염내과 전문의는 “여러 해 동안 독감 바이러스와 마주하지 않은 인구가 많아지면서, 올해 유행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학교·학원·직장 등 밀집 환경에서의 집단 감염이 빠르게 증가한 것도 큰 이유다. 특히 소아·청소년은 독감 확산의 중심 축을 이루는데, 올해는 개학과 동시에 유행이 시작돼 전파 속도가 더 빨라졌다. 아이들이 독감에 걸리면 가족에게 이어지는 ‘2차 감염’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체 지역사회 확산이 단기간에 가속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바이러스의 특성 변화도 유행 강도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A형(H1N1·H3N2)과 일부 B형은 전염력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며, 면역 회피력이 강화된 변이가 확인됐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면역이나 백신 효과를 일부 회피해 감염자를 더 쉽게 발생시키는 특징이 있어 유행 규모가 크게 확장되는 패턴을 만든다.


백신 접종률 하락도 일조했다. 코로나 유행 이후 백신 피로감이 커지면서 독감 예방접종률이 일부 연령층에서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백신 효과는 전파 차단보다 중증 예방에 큰 의미가 있지만, 접종 인구가 줄어들면 지역사회 내 감염 속도가 빨라지므로 유행 강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온 변화와 환경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갑작스러운 추위와 실내 활동 증가로 환기가 줄고, 건조한 공기로 인해 호흡기 점막 방어력이 약해지면서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하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 특히 올해는 미세먼지·난방 반복으로 실내 공기 질이 떨어져 감염 취약 환경이 더 쉽게 만들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의 ‘동시 유행’도 올해 감염 강도를 높인 원인이다. RSV·라이노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면역 체계가 여러 자극을 받게 되고, 이 과정에서 독감 증상이 더 심해지거나 회복 속도가 느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아의 경우 이러한 복합 감염이 더 흔해 병원 방문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독감이 예년보다 강하게 퍼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백신 접종과 초기 증상 관리로 중증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열·근육통·기침이 지속되거나 기저질환이 있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 항바이러스제 투여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기, 손 씻기, 밀집 환경에서의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 예방 수칙은 여전히 유효한 방어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개인의 면역 관리와 예방접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하게 조언한다. “가볍게 시작해도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복되는 만큼, 독감 증상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