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예후가 가장 나쁜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가 13%에 불과하다. 아일랜드만 해도 매년 약 900명이 새롭게 진단되며 그중 820명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이 생존율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지만, 초기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모호해 대부분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 의대 마허 연구실은 판크레아스암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는 ‘췌장 낭성 병변’에 집중하고 있다. 췌장 낭성 병변은 췌장 안팎에 생기는 액체로 찬 주머니 형태의 구조물로, 종류에 따라 양성일 수도 있지만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임상에서는 여러 국가와 기관마다 다른 위험도 평가 기준을 사용하고 있어 고위험군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된 연구에서 마허 연구팀은 환자의 혈액과 낭성 병변 내 체액을 분석해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단백질과 유전물질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생체지표들을 조합해 하나의 바이오마커 패널을 구축했으며, 이를 통해 고위험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아직 대규모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번 결과가 조기 진단 가능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임상 지침은 영상 검사와 증상을 바탕으로 위험군을 나누지만 기준이 일관되지 않아 실제 위험도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마커 패널은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 보다 정밀한 환자 분류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연구 과정에서 생성된 네 개의 대규모 데이터셋이 모두 공개되면서, 향후 연구자들이 이를 활용해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 병변의 발달 과정 규명, 암 전환 메커니즘 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연구는 로라 케인 박사, 바버라 라이언 교수, 스티븐 마허 교수가 주도했다. 케인 박사는 판크레아스암 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연구의 최우선 목표라며, 이번 바이오마커 패널이 향후 고위험 환자의 조기 발견과 체계적 관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허 교수는 췌장 낭성 병변의 생물학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암으로 진행되는 경로를 밝히는 데 중요한 과정이라며, 보다 덜 침습적이고 환자 부담이 적은 모니터링 방법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케인 박사는 최근 2년간의 연구 펠로우십을 지원받아 추가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