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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조류독감(AI·Avian Influenza)이 변이를 일으켜 사람 간 전파력을 갖추게 될 경우, 코로나19보다 훨씬 심각한 보건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조류독감은 현재까지 주로 조류와 일부 포유류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고병원성 H5N1 계열 바이러스가 다양한 동물종에서 감염을 일으키며 적응 범위를 넓히고 있어, 인간 감염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치명률이다. 코로나19의 초기 치명률이 약 2~3% 수준이었다면, 고병원성 조류독감 H5N1의 사람 감염 치명률은 WHO 기준 50% 내외로 보고된다. 현재는 드물게 사람에게 옮는 수준이지만, 만약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인간 간 지속적인 전파력을 확보하게 된다면 코로나19보다 훨씬 높은 위험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감염내과 전문의는 “조류독감은 이미 치명률 자체가 매우 높아, 전파력만 확보된다면 치명적 결합이 된다”고 설명한다.


위험 요소는 ‘면역 공백’이다. 코로나19는 여러 차례의 감염과 백신 접종을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일정 수준의 집단 면역 기반이 형성됐다. 반면 조류독감은 인간 감염 사례가 적어 인체 면역 체계가 이 바이러스에 대해 사실상 경험이 없는 상태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기 시작하면 초기 방어선이 거의 작동하지 않아, 감염 확산이 빠르게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한다.


숙주 다양성도 중요한 변수다. 최근 H5N1 바이러스는 조류뿐 아니라 소, 물개, 곰, 여우 등 다양한 포유류에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바이러스가 포유류 숙주에서 반복적으로 증식하면, 사람의 호흡기 환경에 적응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의 박쥐-중간숙주-사람 전파와는 다른 양상으로, ‘직접 포유류 적응’이라는 점에서 더 높은 변이 위험을 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변이 속도가 빠르다. 항원 전환(shift)과 항원 변이(drift) 같은 급격한 유전적 변화가 가능해, 새로운 변이 종이 출현할 경우 기존 백신이나 항체가 효과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H5 계열 바이러스는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과 항체가 제대로 교차 방어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가 상기도로 적응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현재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주로 아래쪽 폐 조직에 감염돼 사람 사이 전파가 제한적이지만, 만약 윗기도(비강·인후)에서 잘 증식하도록 변이되면 감염자는 기침·말하기·호흡만으로도 쉽게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수준의 전파력을 갖추는 것이 가능해지고, 높은 치명률이 유지된다면 세계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방역 환경 악화도 위험을 높인다. 전 세계적으로 양계 산업 규모가 커지며 대규모 사육 환경이 늘고, 야생 조류 이동 경로도 복잡해져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기 쉬운 조건을 강화한다. 실제로 국제기구는 최근 H5N1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넓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되고 있다는 보고를 반복해왔다.


그렇다고 해서 공포를 부추길 필요는 없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 변이 위험은 분명하지만, 인간 간 전파가 본격적으로 일어났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강조한다. 다만 조류·포유류 감염 범위가 넓어지는 현상은 바이러스의 적응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이므로, 인체 감염 감시 체계 강화, 농가 방역, 백신 개발 연구는 지금 단계에서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일관되게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