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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위험도 평가 도구들이 실제 심근경색 위험 환자의 상당수를 걸러내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보건체계 연구진은 미국심장학회지(JACC: Advances)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평가 방식은 조용히 진행되는 죽상경화를 간과해 예방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기존 도구가 집단 수준에서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개개인의 실제 위험을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임상에서는 ASCVD(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위험도) 점수와 PREVENT라는 새 평가모델이 널리 사용된다. 두 도구는 연령, 성별, 혈압, 콜레스테롤, 흡연 여부, 당뇨병 등 주요 위험인자를 바탕으로 향후 10년 내 심근경색·뇌졸중 가능성을 예측해 statin 처방 등 예방적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증상이 없고 점수가 낮으면 추가 검사는 대부분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분석에서 이러한 접근이 실제 환자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아미르 아흐마디 교수는 “만약 심근경색 발생 이틀 전 이 환자들을 평가했다면, 절반 가까이가 현재 가이드라인 기준으로는 추가 검사나 예방 치료가 권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증상과 위험도 점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으며, 파열 전 죽상경화를 영상으로 조기에 확인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마운트시나이 모닝사이드 및 마운트시나이 병원에서 첫 심근경색을 겪은 66세 미만 성인 474명을 대상으로 후향 검토를 진행했다. 이들은 모두 기존에 관상동맥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연구진은 환자들의 ASCVD 점수를 계산하고, 심근경색 이틀 전 진료를 가정해 환자들이 어떤 위험군에 속했을지 재분류했다.


ASCVD 기준으로는 환자의 45%가 예방 치료나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저위험 또는 경계위험군으로 분류됐다. PREVENT 모델 적용 시 이 비율은 61%로 더 증가했다. 다시 말해 실제로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 10명 중 절반 이상이 기존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을 경우 “문제 없음” 판정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결과는 증상 발생 시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60%는 심근경색 발생 이틀 전이 되어서야 가슴통증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처음 인지했다. 이는 기존 위험도 평가 도구와 증상 중심 접근이 심혈관질환 예방 단계에서 얼마나 늦은 대응을 야기하는지 보여주는 지점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안나 뮐러 박사는 “심근경색 환자의 상당수가 낮거나 중간 위험군에 속해 있다는 점은 위험도 점수를 ‘안전판정’의 기준으로만 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단 수준에서는 효과적인 도구가 개인 수준에서는 실제 위험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난 뒤가 아니라, 증상이 없더라도 실제 죽상경화를 조기에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료 모델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심장질환 예방 전략의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고 평가한다. 특히 “증상이 없으면 괜찮다”는 기존 인식이 위험할 수 있으며, ‘조용히 진행되는 죽상경화’를 조기에 파악하는 방식—예를 들어 관상동맥 CT 등 영상 기반 평가—이 향후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구진은 향후 표준 진료지침이 개인별 실제 위험도를 더 정밀하게 반영하도록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