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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하지 동맥으로 가는 혈류가 극도로 저하되는 말초동맥질환(PAD)과 그 중 가장 중증 단계인 만성 위협성 사지허혈(CLTI)은 치료가 늦어지면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BEST-CLI 임상시험은 이러한 CLTI 환자에서 어떤 재혈관화 치료가 더 효과적인지 비교한 가장 대규모 연구로, 최적 정맥을 가진 환자군에서는 ‘우회로 수술(bypass surgery)’이 비침습적 시술보다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PAD는 미국에서만 850만 명 이상이 앓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0%에서 CLTI로 악화된다. CLTI는 극심한 통증과 상처 치유 지연을 유발하고, 치료가 늦어지면 하지 절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 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치료 전략의 효과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BEST-CLI 연구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캐나다, 유럽, 뉴질랜드 등 150개 의료기관에서 총 1,830명의 환자를 모집해 시행됐다. 연구는 두 개의 병렬 코호트로 구성됐으며, 모두 재혈관화가 필요한 환자들이었다. 첫 번째 코호트는 고전적 우회 수술에 가장 적합한 조건인 ‘단분절 대복재정맥(single-segment GSV)’을 보유한 1,434명을 포함했다. 두 번째 코호트는 이러한 최적 정맥이 부족해 대체 이식편을 사용해야 하는 396명으로 구성되었다.

 

코호트 1의 환자들은 무작위로 우회로 수술 혹은 혈관 내 시술(풍선확장술, 스텐트 삽입 등)을 받았고, 최고 7년까지 추적 관찰이 이루어졌다. 분석 결과, 우회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혈류 유지와 관련된 주요 합병증 발생 위험이 32% 낮았다. 특히 반복적인 시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65%나 감소했고, 하지 절단 비율은 27% 낮아졌다. 사망률은 두 치료 간 차이가 없었다.

 

반면 코호트 2에서는 두 치료법 간 의미 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좋은 정맥을 가진 환자’에서 우회 수술이 더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혈관 내 시술과 수술의 효율이 비슷함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환자의 혈관 상태를 기반으로 한 사전 평가가 가장 중요한 결정 요소”라고 설명했다.

 

CLTI는 다리·발 통증, 발 감염, 잘 아물지 않는 궤양 등이 특징이며, 재혈관화가 없을 경우 10명 중 4명은 절단 위험이 있다. 이러한 질환 특성상 어떤 치료 전략이 환자의 장기 건강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지에 대한 비교는 임상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BEST-CLI는 지금까지 수행된 CLTI 임상시험 중 가장 규모가 크며, 기존의 제한된 데이터를 넘어선 명확한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두 치료 전략의 ‘경쟁’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역할’을 보여준다”며, “환자 개개인의 혈관 구조와 전신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계획이 최선의 치료 결과를 만든다”고 전했다. 또한 NIH는 “이 연구는 비교효과연구의 모범적 사례로, 중증 PAD 환자의 장기 예후 개선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