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475773348-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노년층 생활 습관과 알츠하이머병 발병의 연관성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위험 요인이 누적될수록 발병 가능성이 뚜렷하게 증가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 성인 14만2763명을 대상으로 8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생활 습관의 변화가 인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네 차례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고령층의 자료를 기반으로 흡연 여부, 음주 패턴, 신체 활동 부족 등 주요 생활 습관 요인을 평가했다. 각 항목을 점수화한 뒤 이를 합산해 개인별 생활 습관 위험 점수를 0점에서 12점까지 부여했다. 이후 점수 구간에 따라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비를 분석해 생활 습관과 치매 발병 간의 상관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는 남녀 모두에서 동일한 흐름을 보였다. 위험 점수가 높아질수록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이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의 증가 폭이 더 두드러졌다. 여성은 위험 점수 0∼1점 대비 2∼3점 구간에서 발병 위험이 34% 증가했고, 4∼5점에서는 41%, 6∼12점의 고위험군에서는 54%까지 높아졌다. 남성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으며, 각각 25%, 30%, 40%의 상승률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생활 습관의 누적 영향이 인지기능 저하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이지민 연구원은 “흡연, 음주, 운동 부족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은 단기간에는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오랜 기간 누적되면 치매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예방적 관점에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감퇴와 인지기능 장애가 서서히 진행되는 대표적 퇴행성 신경 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치매 사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 역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선 가운데 알츠하이머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공중보건 차원의 대비가 절실한 실정이다.


연구진은 생활 습관 위험 점수를 도입함으로써 개인별 치매 위험도를 보다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원석 교수는 “생활 습관 요인을 수치화해 시각적으로 제시하면 예방 교육과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강서영 교수는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에서는 향후 알츠하이머병 발생률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이번 연구가 국민들에게 생활 습관 관리의 필요성을 다시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 최신 호에 게재되며 학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생활 습관 개선이 치매 예방의 핵심 전략으로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