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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경 손상은 사고나 수술, 반복적인 압박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이후 만성 통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동안 신경 손상은 주로 손상 부위 자체의 문제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신경 손상이 전신 면역 반응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며 질환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고 있다.


캐나다 맥길대학교 연구진은 신경 손상을 입은 생쥐를 대상으로 혈액을 분석한 결과, 손상 이후 전신적인 면역 반응 변화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남성과 여성에서 신경 손상에 따른 면역 반응과 통증 전달 방식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수컷 생쥐에서는 신경 손상 이후 혈액 속 염증 관련 지표가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이 상태가 장기간 유지됐다. 이는 신경 손상이 지속적인 전신 염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암컷 생쥐에서는 동일한 염증 지표가 거의 증가하지 않아, 겉으로 보기에는 전신 반응이 없는 것처럼 관찰됐다.


그러나 연구진이 신경 손상을 입은 수컷과 암컷 생쥐의 혈액을 각각 채취해 건강한 생쥐에게 주입하자,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혈액을 주입받은 생쥐들은 모두 통증 자극에 더욱 민감해졌던 것이다. 이는 염증 지표의 증가 여부와 관계없이, 혈액 속에 통증 반응을 확산시키는 요인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공동 연구자인 제프리 모길 맥길대 교수는 “암컷에서 나타나는 통증 유발 요인은 수컷과 전혀 다른 생물학적 경로를 통해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동일한 신경 손상이라도 성별에 따라 질환의 기전이 다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전신 면역 변화가 만성 통증뿐 아니라 불안, 우울과 같은 동반 질환의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신경 손상이 단순한 국소 질환이 아니라,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관리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 장 맥길대 교수는 “신경 손상은 손상 부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의 생리적 균형을 흔들 수 있다”며 “앞으로는 성별 차이를 고려한 통증 관리와 치료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