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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구진이 척수를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장치를 활용해 뇌졸중 이후 손상된 팔과 손의 움직임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게재됐으며,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뇌연구혁신사업인 BRAIN 이니셔티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팀은 중등도에서 중증의 운동 기능 장애를 겪고 있는 만성 뇌졸중 환자 두 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척수 자극 치료법을 시험했다. 이 기술은 얇은 금속 전극을 척수 표면에 이식한 뒤, 미세한 전기 자극을 전달해 척수 내 신경 회로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자극을 받은 신경 회로는 뇌에서 전달되는 운동 신호를 보다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연구 결과, 경추 부위의 감각 신경근을 지속적으로 자극했을 때 팔과 손의 근력, 관절 가동 범위, 기능 수행 능력이 즉각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자발적으로 팔을 들어 올리고 손을 쥐거나 펴는 동작을 수행할 수 있었으며, 식사를 위해 포크를 사용하거나 자물쇠를 여는 등 섬세한 손기술이 필요한 활동도 가능해졌다. 이러한 동작은 일부 환자에게 수년간 불가능했던 일상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목할 점은 자극 장치를 제거한 이후에도 일부 기능 개선 효과가 수주간 유지됐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척수 자극이 단순한 보조 수단을 넘어, 재활 치료와 병행할 경우 장기적인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물리치료나 작업치료와 결합될 경우 효과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적으로 25세 이상 인구의 약 4분의 1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 뇌졸중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5퍼센트는 팔과 손의 운동 조절 장애를 포함한 후유증을 겪는다. 뇌졸중 발생 후 6개월이 지난 만성 단계에서는 마비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만성 통증 치료나 척수 손상 환자의 보행 회복에 활용되던 척수 자극 기술을 상지 마비 치료로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향후 자극 강도와 패턴을 더욱 정교하게 조절하고, 어떤 유형의 뇌졸중 환자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의 일부로, 향후 대규모 임상 적용 가능성에 대한 검증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