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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자극제 사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청소년 사이에서 해당 약물을 처방 목적이 아닌 방식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한 것으로, ADHD 치료제 처방 비율이 높은 학교일수록 처방 자극제 오남용 비율도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 결과는 의학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에 게재됐다 .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약물남용연구소와 미국 식품의약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2005년부터 2020년까지 수집된 ‘모니터링 더 퓨처’ 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해당 조사는 미국 전역의 중학교 2학년과 고등학교 1,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합법·불법 약물 사용 실태를 추적하는 대표적인 장기 연구다. 연구진은 3천여 개 중등학교에 재학 중인 23만 명 이상의 학생 데이터를 분석해 학교 단위와 개인 단위의 특성을 함께 살폈다.

 

분석 결과, ADHD 치료를 위해 처방 자극제를 복용하는 학생 비율이 12퍼센트 이상인 학교에서는 전체 학생의 약 8퍼센트가 처방 자극제를 비의료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처방 자극제 복용 학생 비율이 6퍼센트 이하인 학교에서는 오남용 비율이 4~5퍼센트 수준에 그쳤다. 학교 규모나 지역, 다른 약물 사용률 등을 고려한 이후에도 이러한 연관성은 유지됐다.

 

처방 자극제 오남용은 단순한 규칙 위반을 넘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연구진은 자극제를 의료진의 지도 없이 사용하거나 장기간 오남용할 경우 심혈관계 이상, 우울 증상, 불안, 경련, 정신병적 증상, 과다복용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온라인이나 지인을 통해 구한 약물이 펜타닐 등 강력한 불법 물질을 포함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청소년 안전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처방 자극제를 오남용하는 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약을 무상으로 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 진단과 치료제 처방이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학교 환경에서 이러한 처방 증가가 오남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전국 단위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ADHD 치료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치료가 필요한 학생에게 적절한 약물 처방은 여전히 중요한 의료 행위라는 설명이다. 다만 학교와 지역사회 차원에서 약물 보관과 관리, 청소년 대상 교육과 선별 평가를 강화해 오남용과 약물 공유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가 새로운 환경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기인 만큼, 처방 약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학교별 특성과 위험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전략이 향후 청소년 약물 오남용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