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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땅콩 알레르기가 있지만 비교적 높은 역치를 가진 소아에게 점진적으로 땅콩을 섭취하게 하는 방식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NEJM Evidence에 게재됐다 .

 

연구진은 기존 치료 대상에서 제외돼 왔던 ‘고역치 땅콩 알레르기’ 아동에 주목했다. 이들은 땅콩 반 개 이상을 섭취해도 즉각적인 심각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로, 미국 내 약 80만 명의 소아가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알레르기 치료제는 소량에도 반응하는 저역치 환자를 대상으로 설계돼 있어, 고역치 환자에게는 회피 외에 뚜렷한 관리 방법이 없었다.

 

임상시험에는 4세에서 14세 사이의 소아 73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이들을 무작위로 나눠 한 그룹에는 시판 땅콩버터를 매일 소량부터 섭취하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기존처럼 땅콩 회피를 유지하도록 했다. 섭취 그룹은 8분의 1티스푼 분량의 땅콩버터로 시작해 약 18개월 동안 8주 간격으로 용량을 늘려 최대 1큰술, 이후에는 3큰술에 해당하는 땅콩 단백질까지 도달하도록 설계됐다. 모든 증량 과정은 의료진 감독하에 이뤄졌다.

 

연구 결과, 섭취 그룹에 속한 아이들 가운데 경구유발시험에 참여한 전원이 땅콩버터 3큰술을 알레르기 반응 없이 섭취할 수 있었다. 반면 회피 그룹에서는 극히 일부만이 같은 용량을 견뎌냈다. 통계적 보정까지 포함한 분석에서는 섭취 그룹의 100%가 초기보다 두 단계 이상 높은 용량을 견딘 반면, 회피 그룹은 20% 남짓에 그쳤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가정에서 진행된 섭취 과정 중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에피네프린이 필요한 사례는 없었고,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증량 과정 중 단 1건만이 보고됐다. 이후 일정 기간 땅콩을 계속 섭취한 뒤 완전히 중단한 후 재검사를 진행한 결과, 섭취 그룹의 상당수가 지속적 비반응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미국 마운트사이내이 크래비스 어린이병원 산하 식품알레르기연구소의 연구진은 이번 전략이 비용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높아, 기존 치료 사각지대에 있던 아동과 가족의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장기적인 내성 유지 여부와 다른 식품 알레르기로의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