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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십 년간 반복된 심한 속쓰림과 가슴 불편감은 한 노년 여성의 일상이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질환, 흔히 GERD로 불리는 이 질환은 워낙 흔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기 쉽다. 그녀 역시 나이가 들수록 증상 관리에 소홀해졌고, 피해야 할 음식을 계속 먹거나 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았다. 생활습관 개선 권고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다 삼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지만, 이 또한 GERD의 일부라고 생각해 방치했다. 그러나 원인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진단 결과는 식도암이었다. 식도암은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중 상위에 속하는 중증 질환이다. 대부분의 역류성 식도질환이 식도암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반드시 점검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계 병원인 Mount Auburn Hospital 소속 소화기내과 전문의 Elena Fradkov은 “자신이 겪는 증상이 단순한 역류인지, 다른 질환의 신호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드물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역류성 식도질환의 대표 증상은 속쓰림이지만, 입안의 신맛이나 금속성 맛, 쉰 목소리, 가슴 통증, 마른기침,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들이 다른 질환과 겹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의 일부가 횡격막 위로 올라오는 식도열공헤르니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기능성 소화불량, 알레르기 반응으로 식도에 염증이 생기는 호산구성 식도염, 식도가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식도 경련 등이 모두 비슷한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 심지어 심근경색도 타는 듯한 통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음식이 자주 걸리거나 삼킴 곤란이 두드러진다면 단순한 위산 역류로만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 연령과 건강 상태에 따라 내시경 검사 등이 시행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식도 염증 여부나 다른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이 GERD로 확인됐다면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조절이 중요하다. 술, 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토마토 소스, 기름진 음식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기 쉬운 대표적인 식품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먹기보다 식사량을 나누고, 식후 바로 눕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중 관리 역시 중요한 요소로, 복부 비만은 위산 역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속쓰림이 오래됐다는 이유만으로 익숙해져 방치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평범해 보이는 증상일수록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