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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심장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이른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이미 의학적으로 확립된 사실이다. LDL은 혈관 벽에 쌓여 플라크를 형성하고, 이로 인해 혈류가 막히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심혈관 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인 HDL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 표현이 지나치게 단순화된 개념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HDL이 심혈관 건강에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역할이 과대평가됐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기대만큼의 보호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버드의대 브리검 여성병원 예방심장학센터의 호르헤 플루츠키 교수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평가할 때 HDL 수치를 참고하긴 하지만, 실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데 있어 HDL의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근거는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LDL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라고 강조했다.


HDL이 ‘좋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혈관과 혈류에 남아 있는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분해를 돕는 기능 때문이다. 그러나 HDL은 하나의 단일한 물질이 아니라 크기와 형태가 서로 다른 다양한 입자의 집합체다. 일부 HDL 입자는 콜레스테롤 제거에 효과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입자도 존재하며 오히려 콜레스테롤을 혈류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 요인 역시 HDL 수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남성의 경우 HDL 수치가 40mg/dL 미만이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이라고 해서 위험이 더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HDL 수치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HDL 수치를 높이는 약물로 개발된 CETP 억제제는 HDL을 최대 60%까지 증가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줄이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해당 계열의 약물은 현재까지 승인되지 않았다. 또 2022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관상동맥질환 환자 중 HDL 수치가 매우 높은 집단이 매우 낮은 집단과 비슷한 심혈관 사망 위험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제 시선을 LDL 관리로 돌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혈관 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LDL 목표치는 70mg/dL 미만, 일부에서는 55mg/dL 이하까지 권고된다. 평균 위험군이라도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100mg/dL 이하를 목표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필요 시 스타틴 계열 약물 복용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HDL 수치가 낮은 사람이라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도 이어진다. 플루츠키 교수는 “식물성 위주의 건강한 식단과 꾸준한 운동은 HDL을 약간 올릴 수 있지만, 그보다 LDL을 낮추는 효과가 더 크다”며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진짜 요인은 HDL 숫자가 아니라 생활습관 전반”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HDL 수치에 집착하기보다는 LDL을 포함한 전체적인 심혈관 위험 요인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