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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외상성 뇌손상은 전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및 장애 원인 중 하나로 꼽히지만, 특히 경미한 뇌손상이나 뇌진탕의 경우 객관적인 진단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연구진이 혈액 검사를 통해 뇌손상을 감지하고 회복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이번 연구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위치한 국립보건원 임상센터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국제 신경과학 학술지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연구진은 신경섬유경량사슬 단백질이 외상성 뇌손상 이후 신경세포에서 떨어져 나와 뇌척수액에 축적된다는 기존 사실에 주목하고, 이 물질이 혈액에서도 측정 가능하며 뇌손상 정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는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에는 스포츠 활동 중 뇌진탕을 경험한 스웨덴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들, 뇌진탕이 없는 선수, 지속적인 뇌진탕 후 증상을 겪는 선수, 일반 대조군, 그리고 경증부터 중증까지 다양한 외상성 뇌손상을 가진 임상 환자들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혈액 내 신경섬유경량사슬 단백질 수치는 뇌척수액 내 수치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으며, 이를 통해 침습적인 검사 없이도 뇌손상을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특히 혈액 검사는 스포츠 관련 뇌진탕을 겪은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를 구분할 수 있었고, 임상 환자군에서는 손상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도, 중증 외상성 뇌손상을 구별하는 데에도 유의미한 진단 능력을 보였다. 또한 일정 기간 후 경기 복귀가 가능했던 선수들과 지속적인 증상으로 은퇴에 이른 선수들 간에도 단백질 수치 차이가 관찰돼, 회복 예측 지표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진은 단 한 번의 외상성 뇌손상 이후에도 수년이 지난 시점에서 혈중 신경섬유경량사슬 단백질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게 유지되는 사례를 확인했다. 이는 영상 검사에서 명확한 구조적 이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인 신경 손상이 남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책임자는 이번 결과가 영상 검사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미세한 신경 손상을 보완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를 통해 외상성 뇌손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환자와 운동선수의 회복 경과를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향후 임상 현장에서의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검증과 표준화 과정이 필요하지만, 뇌손상 진단 패러다임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