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ockphoto-1933508178-612x612.jpg\"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술을 마시지 않고 고기 섭취도 줄였는데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채식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유지해온 중장년층 사이에서 특히 이런 의문이 자주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지방간은 음주나 기름진 음식과 연관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원인은 훨씬 복합적이다. 전문가들은 식단 구성의 중심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섭취한 에너지가 제대로 소모됐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지방간은 간세포 안에 중성지방이 과도하게 쌓인 상태를 의미한다. 술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음주성 지방간의 상당수는 탄수화물 과잉 섭취와 활동량 부족에서 비롯된다. 채식을 하더라도 흰쌀밥이나 빵, 면류, 설탕이 들어간 가공식품 비중이 높다면 남은 에너지는 간에서 지방으로 전환돼 저장된다. 간은 지방 섭취량보다 전체 에너지 균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채식을 시작하면 포만감을 얻기 위해 곡류나 전분 식품에 의존하기 쉬워진다. 문제는 이렇게 섭취된 탄수화물이 사용되지 못할 경우 대부분 간으로 향한다는 점이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반복하면 밤사이 지방 합성이 활발해질 수 있다. ‘채식이니까 괜찮다’는 인식이 오히려 위험 신호를 놓치게 만드는 셈이다.


또 하나 간과되기 쉬운 요소는 단백질 섭취 부족이다. 단백질은 근육 유지뿐 아니라 간에서 지방 대사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분한 단백질이 공급되지 않으면 간의 지방 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지방 축적이 가속될 수 있다. 콩류나 두부, 렌틸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의도적으로 챙기지 않는 채식은 대사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과일과 견과류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 속 과당은 과잉 섭취 시 간에서 지방 합성을 촉진할 수 있고, 견과류는 건강한 지방이지만 열량 자체는 높다. 자연식품이라는 이유로 섭취량을 조절하지 않으면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채식을 하더라도 정제 탄수화물 비중을 낮추고 통곡물과 채소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 끼니 일정량의 식물성 단백질을 포함하고, 규칙적인 신체 활동으로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것이 간 건강을 지키는 기본 원칙이다. 채식은 ‘무엇을 피하느냐’보다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 짚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