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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손톱에 나타나는 사소한 이상 소견이 피부와 눈, 신장, 흉복부를 덮는 조직 등에 암성 종양 발생 위험을 높이는 희귀 유전 질환을 진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진은 양성 손톱 병변의 존재가 BAP1 종양 소인 증후군을 의심하게 하는 신호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BAP1 종양 소인 증후군은 종양 억제 기능을 가진 BAP1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유전 질환으로, 흑색종을 비롯해 눈과 신장, 중피종 등 다양한 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증상이 다양하고 드물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NIH 임상센터에서 BAP1 유전자 변이를 선별 검사하던 과정에서 시작됐다. 연구에 참여한 한 환자가 유전자 상담 중 손톱의 미묘한 변화를 언급했고, 이를 계기로 연구진은 다른 참가자들의 손톱 상태를 체계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일부 참가자의 손톱과 손톱 바닥에서 조갑유두종으로 불리는 양성 종양이 확인됐다. 이 병변은 손톱을 따라 흰색 또는 붉은 띠가 생기고, 해당 부위와 손톱 끝이 두꺼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조갑유두종은 한 개의 손톱에만 발생하는 드문 소견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30세 이상 BAP1 종양 소인 증후군 환자의 대다수는 여러 손톱에 이러한 병변이 동시에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양상이 일반 인구에서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를 이끈 의료진은 흑색종이나 관련 암의 개인력 또는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여러 손톱에 걸친 비슷한 변화가 관찰된다면, 단순한 손톱 이상으로 넘기지 말고 유전 질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톱 검진이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 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다양한 분야의 협업과 장기 관찰 연구가 희귀 질환의 새로운 임상적 단서를 밝혀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손톱 변화와 암 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추가로 분석해 진단 기준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손톱이 보내는 작은 신호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의 조기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