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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비슷한 나이여도 유독 늙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정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옆모습을 보면 이유가 드러난다. 어깨가 앞으로 말리고, 등과 허리가 완만하게 굽은 자세 때문이다. 이른바 ‘허리 굽힘’으로 불리는 척추후만 변형은 외형상 노화를 앞당길 뿐 아니라, 신체 기능 전반과 건강수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허리 굽힘은 단순한 자세 문제가 아니라 노화와 생활습관이 누적되며 나타나는 구조적 변화다. 실제로 의과대학 연구팀이 지역 주민 1121명을 대상으로 척추 정렬을 분석한 결과, 척추 변형 비율은 50세 미만에서 약 19%였으나 60대 40%, 70대 54%, 80대 이상에서는 70%에 육박했다. 이 연구는 2023년 국제학술지 에 실리며 노화에 따른 척추 변형의 보편성을 보여주는 자료로 인용되고 있다.


정상적인 척추는 정면에서 볼 때 일직선을 유지하고, 측면에서는 완만한 S자 곡선을 이룬다. 목과 허리는 앞쪽으로 휘는 전만, 등과 엉덩이는 뒤로 휘는 후만이 균형을 이룬 상태다. 하지만 이 균형이 무너지면 특정 근육에 부담이 집중돼 만성 통증이 생기고, 척추 사이 공간이 좁아지면서 신경 압박으로 인한 저림이나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다. 흉추가 심하게 굽을 경우 소화기관이 압박돼 소화불량이 생기고, 시야가 낮아져 보행 안정성도 떨어진다.


의학적으로는 흉추가 40도 이상 뒤로 휘어졌을 때 척추후만 변형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에서는 여성의 약 3분의 2, 남성의 절반가량에서 허리 굽힘이 관찰됐다. 여성에서 더 흔한 이유로는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 약화 속도가 빠르고,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골밀도 저하와 디스크 퇴행이 가속되는 점이 꼽힌다.


전문가들은 허리 굽힘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홋카이도 지토세 재활복지대 세코 도시아키 교수는 “허리 굽힘은 향후 요양 위험과 건강수명 단축 가능성을 높인다”며 “50~70대부터라도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울 속에서 어깨가 축 처지고 배가 나온 것처럼 보이거나, 키가 줄어든 느낌이 든다면 체중 증가보다 척추 정렬 변화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