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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복통과 설사, 혈변이 반복되지만 진통제로 통증만 가라앉히며 일상을 버티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적지 않다. 증상이 심해질 때마다 약국에서 구한 진통제로 통증을 억누르고 지나가는 방식은 당장은 편해 보일 수 있지만, 질환의 특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병의 진행을 늦추기는커녕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포함하는 만성 염증 질환으로, 장 점막에 지속적인 염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통증의 강도와 염증의 정도가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염증이 가라앉은 것은 아니며, 진통제는 염증 자체를 치료하지 못한 채 통증 신호만 차단한다. 이로 인해 환자는 병이 조절되고 있다고 오해하기 쉽다.


특히 일부 소염진통제는 장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장벽이 약해진 상태에서 진통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출혈이나 궤양 위험이 커지고, 장 협착이나 천공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통증을 참기 위해 선택한 약이 장에는 더 큰 부담이 되는 셈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경과를 반복하는 질환이다. 증상이 잠잠해 보이는 관해기에도 염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경우가 많아, 꾸준한 관리와 약물 치료가 중요하다. 적절한 항염증 치료 없이 통증만 조절하면 염증이 서서히 진행돼 장 손상이 누적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을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분류하며, 증상 완화뿐 아니라 염증 조절을 치료의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통증은 질환의 한 단면일 뿐, 치료의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통증은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진통제로 버티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장은 조용히 손상될 수 있다.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가 있다면 통증을 참는 데 집중하기보다, 염증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