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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유전성 진행성 난청의 분자적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표적으로 한 약물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아이오와대와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난청·의사소통장애연구소 연구진은 특정 유전성 난청 모델 생쥐에서 소분자 약물을 이용해 청력 저하를 늦추고 감각세포를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난청 치료가 어려웠던 유전성 진행성 난청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전략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연구의 초점은 DFNA27로 불리는 상염색체 우성 유전 난청이다. 이 유형은 부모 중 한 명에게서 변이 유전자를 물려받아도 점진적인 청력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과거 대가족 유전자 분석을 통해 DFNA27이 위치한 염색체 영역을 확인했으나, 정확한 변이 원인은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다. 이후 생쥐 연구에서 청각 감각세포의 생존과 관련된 REST 유전자의 독특한 조절 메커니즘이 밝혀지며 실마리가 잡혔다.

 

REST 단백질은 특정 유전자들의 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인 청각 감각세포에서는 REST의 기능이 적절히 꺼져 있어야 생존과 청각 기능에 필요한 유전자들이 활성화된다. 연구진은 DFNA27 난청 환자에서 REST 유전자의 특정 엑손 조절이 깨지면서, 감각세포에서 REST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고 결국 세포 사멸과 청력 손실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REST가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히스톤 탈아세틸화에 주목했다. 해당 경로를 차단하는 소분자 약물을 생쥐 모델에 투여한 결과, REST의 억제 기능이 완화되면서 저주파 영역을 중심으로 청력이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감각모세포 일부가 보존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난청의 근본 원인에 접근하는 분자 표적 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아직 기초 연구 단계이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다면 DFNA27뿐 아니라 다른 유전성 진행성 난청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전자 변이에 따른 난청을 약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난청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중요한 단초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