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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뇌성마비의 상당수가 희귀한 유전자 돌연변이와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오랫동안 출산 과정의 문제로 인식돼 왔던 뇌성마비의 원인을 유전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이번 연구는, 진단과 치료 접근법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 협력체인 국제 뇌성마비 유전체 컨소시엄을 통해 미국, 중국, 호주 등 여러 국가의 가족 250가구를 대상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환아와 부모의 유전 정보를 비교하는 전장 엑

솜 시퀀싱 기법을 활용해, 부모에게는 없고 아이에게서 새롭게 발생한 이른바 ‘신생 돌연변이’를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뇌성마비 환자군에서 손상 가능성이 높은 신생 돌연변이가 부모 세대보다 유의미하게 많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전체 사례의 약 11.9%가 이러한 유해한 신생 돌연변이로 설명될 수 있으며, 열성 유전자 변이를 포함하면 유전적 요인과 연관된 비율은 약 14%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었던 특발성 뇌성마비 환자군에서 이러한 유전적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RHOB, FBXO31, DHX32, ALK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유전자들을 새롭게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일부 유전자에서는 동일한 돌연변이가 서로 다른 환자에게서 반복적으로 발견돼, 우연으로 보기 어려운 강한 연관성을 시사했다. 이들 유전자는 신경 회로 형성과 신경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운동 장애라는 뇌성마비의 핵심 증상과 생물학적 연결 고리를 제공한다.

 

추가 분석에서는 뇌성마비 관련 유전자 중 상당수가 지적장애, 간질,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도 겹친다는 점이 확인됐다. 반면 노년기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과의 연관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아, 뇌성마비가 신경발달 단계의 문제와 밀접하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초파리 실험에서도 해당 유전자 변이가 운동 장애를 유발하는 결과가 관찰돼 기능적 타당성이 강화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뇌성마비를 단일 질환이 아닌 다양한 신경발달 문제의 스펙트럼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유전자 기반의 맞춤 치료 가능성도 열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유전체 연구의 진전이 오래된 신경학적 난제를 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