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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만성콩팥병 환자에게서 심부전과 같은 심장질환이 흔히 발생하는 이유가 조금씩 명확해지고 있다. 최근 해외 연구를 통해 신장 기능 저하 자체가 심장에 직접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되면서, 만성콩팥병을 단순히 신장 질환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신장이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병이 진행되면 피로감, 부종,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문제는 상당수 환자가 신장 기능 저하보다 심장 합병증으로 먼저 생명을 위협받는다는 점이다.


미국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 따르면 만성콩팥병 환자의 상당수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함께 앓고 있으며, 이들 질환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더욱 높인다. 그동안은 이러한 공통 위험요인이 심장질환 증가의 주된 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UVA Health와 Mount Sinai 공동 연구진은 신장 자체에서 나오는 특정 물질이 심장을 직접 손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손상된 신장은 ‘순환성 세포외 소포체’라는 미세 입자를 혈액으로 방출하는데, 이 안에는 심장 조직에 독성을 유발하는 마이크로 RNA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 실험에서는 이러한 소포체의 순환을 억제했을 때 심장 기능이 개선되고 심부전 징후가 줄어들었다. 실제 만성콩팥병 환자의 혈액에서도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관찰되지 않는 유해 소포체가 검출됐다. 이는 신장과 심장이 혈액을 통해 긴밀히 연결돼 있으며, 신장 손상이 곧바로 심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만성콩팥병 환자 관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혈액검사를 통해 심장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거나, 유해 소포체의 작용을 차단하는 치료법이 개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신장 수치뿐 아니라 심장 건강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