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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하루 종일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자판을 치거나, 청소를 반복하는 일상이 이어지다 보면 어느 순간 손이 저릿하고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신경 압박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 증상이 자주 반복되고 밤에 심해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이 질환은 여성에게서 훨씬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작은 통로인 ‘수근관’ 안에 위치한 정중신경(median nerve)이 인대나 조직에 의해 눌리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이 정중신경은 손바닥의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반쯤 네 번째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며, 운동 신경 또한 포함하고 있다. 이 신경이 눌리면 손가락 저림, 감각 이상, 통증, 손힘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여성은 남성보다 손목 구조가 좁고 작아 신경 압박에 취약하다. 둘째, 임신과 폐경기 전후의 호르몬 변화는 체내 수분 정체와 부종을 유발해 수근관 내 압력을 증가시킨다. 실제로 임신 중 또는 출산 직후 손 저림을 경험하는 여성이 적지 않으며, 일부는 출산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기도 한다.


또한 주부들의 반복적인 가사노동, 직장 내 반복 작업,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등도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 시간이 늘면서 20~30대 여성에서도 손목터널증후군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복되는 손목 굴곡 동작은 수근관 내 조직을 두껍게 만들어 신경을 압박하고, 결국 만성적인 손 저림과 통증으로 이어진다.


증상은 보통 밤에 심해진다. 손목이 구부러진 자세로 잠을 자는 동안 신경 압박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잠을 자다 손이 저려 깨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아침에 손이 부어있고 감각이 둔한 느낌이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의 전형적인 양상일 수 있다. 더 진행되면 엄지 근육이 위축되거나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틴넬 징후, 팔렌 검사 등)로 이루어지며, 신경전도 검사나 초음파, MRI를 통해 신경 압박 여부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손목 부목 착용, 손목 사용 제한, 소염제 복용, 물리치료가 도움이 된다. 수근관 내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활용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신경 손상이 우려될 경우 수근관 감압술(터널 확장 수술)을 시행한다. 이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도 빠르며, 장기적인 재발률도 낮은 편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목을 과도하게 구부리는 동작을 피하고, 반복 작업 중에는 휴식과 스트레칭을 자주 해야 한다.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스마트폰과 키보드 사용 시 손목 각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손 사용이 많은 직업을 가진 여성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손은 일상의 대부분을 움직이는 도구다. 사소해 보이는 손 저림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신경이 보내는 작은 경고에 귀 기울이는 태도가 건강을 지키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