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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걷거나 앉을 때 엉덩이 안쪽이 묵직하게 아프고, 오래 앉아 있거나 다리를 벌릴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단순한 골반통으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고관절(엉덩관절)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깊고 단단한 관절 중 하나지만,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오래 걸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고관절은 골반과 대퇴골(허벅지 뼈)이 연결되는 부위로, 체중을 지탱하면서 상체와 하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관절이다. 이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 골반, 무릎에까지 통증이 퍼질 수 있어 증상이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사타구니, 엉덩이 깊숙한 곳, 허벅지 안쪽 통증은 고관절 질환의 주요 신호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으로는 퇴행성 고관절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고관절 충돌증후군(Femoroacetabular Impingement, FAI) 등이 있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노화나 과체중으로 인해 연골이 닳아 생기며,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혈액 공급이 차단돼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뼈 구조 이상으로 관절이 부자연스럽게 닿으면서 연골 손상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세 질환 모두 걸을 때 통증, 앉았다 일어날 때의 뻣뻣함, 다리 가동범위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인다.


고관절 통증은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골반 구조가 상대적으로 넓고 유연한 데다,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고관절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고 관절 주변 지지력이 떨어지면 고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진다. 이로 인해 50대 이후 여성들 사이에서 고관절 통증이 급증하는 추세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 통증을 허리디스크나 단순한 골반틀어짐, 좌골신경통으로 오인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고관절 질환은 허리와 무릎 사이 어디서든 연관 통증을 만들 수 있어 정확한 진단 없이는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통증의 위치, 움직임에 따른 통증 패턴, 관절 가동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하며, X-ray와 MRI 검사를 통해 관절 내 연골과 뼈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치료는 질환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퇴행성 변화나 경미한 충돌 증후군의 경우, 체중 감량, 보행 자세 교정, 고관절 스트레칭, 근력 강화 운동 등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도 병행된다. 하지만 괴사나 연골 손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고관절 내시경 시술이나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엉덩이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고관절은 관절 자체만으로는 버틸 수 없기 때문에 엉덩이 근육, 복부, 허벅지 앞뒤 근육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런지, 브릿지, 힙 어브덕션과 같은 운동이 도움이 되며, 평소에는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고, 앉을 때 무릎을 모으거나 다리를 꼬는 습관을 고치는 것도 중요하다.


고관절 통증은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다. 걷고 앉고 서는 ‘삶의 기본 동작’이 고관절에 달려 있는 만큼,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 관리만이, 움직임의 자유를 지켜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