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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외상을 겪은 뒤에도 어떤 사람은 비교적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오랜 기간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다. 최근 이러한 차이가 뇌가 위험과 안전을 학습하고 예측을 수정하는 방식의 미묘한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전투 경험이 있는 재향군인을 대상으로 PTSD 증상 정도에 따라 뇌와 신체가 위협 신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얼굴 자극과 불쾌한 자극을 연결하는 학습 과제를 수행하게 하며, 위험 예측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반응 변화를 관찰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PTSD 증상이 심한 그룹과 덜한 그룹 모두 과제를 수행하는 데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세부 분석 결과, 증상이 심한 사람일수록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타났을 때 피부전도 반응과 뇌 활성 변화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 이는 환경 변화에 대한 과도한 각성 반응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감정과 공포 반응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핵심 역할을 했다. PTSD 증상이 심할수록 편도체의 부피가 작고, 자극의 부정적 가치를 정확히 추적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해마, 선조체, 전대상피질 등 위협 학습과 판단에 관여하는 여러 뇌 영역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PTSD를 단순히 기억의 문제로만 볼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안전한 자극과 위험한 자극을 구분해 기대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능력이 손상되면, 일상 속에서도 지속적인 회피와 불안, 우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PTSD 치료 전략을 정교화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뿐 아니라, 뇌가 예측 오류와 위협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을 이해함으로써 개인별 맞춤 치료 가능성이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PTSD의 심각도가 왜 사람마다 다른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