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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발의 엄지발가락이 점점 바깥으로 휘고, 안쪽 관절이 돌출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인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 변형증)은 흔히 하이힐 때문이라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무지외반증의 원인은 단순히 하이힐만이 아닌 다양한 생활습관, 유전, 체형 구조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 흔하지만, 젊은 층이나 남성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다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관절이 돌출되고, 해당 부위가 신발에 지속적으로 마찰되며 통증이 생기는 상태다. 초기에는 미용적인 문제로만 여겨지지만, 변형이 진행되면 걷는 자세 자체가 달라지며 무릎, 골반, 허리 통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발볼이 좁고 앞코가 뾰족한 신발을 오랜 기간 착용하면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하지만 모든 무지외반증이 하이힐 탓인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도 강하게 작용한다. 발 모양과 발의 아치 구조는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경우가 많으며, 납작한 발(평발) 구조일수록 발에 가해지는 하중이 불균형해져 변형이 쉽게 발생한다. 실제로 하이힐을 거의 신지 않았음에도 10대부터 증상이 나타나는 청소년 무지외반증 환자도 적지 않다.


또한 장시간 서 있는 직업, 반복적으로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생활 습관, 체중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에 가해지는 하중이 지속되면서 관절이 약해지고, 엄지발가락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힘이 반복되면 관절이 틀어지고 구조가 고정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도 관절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의 주요 증상은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의 돌출과 통증, 붓기, 신발 착용 시 불편감이다. 증상이 심해지면 엄지발가락 아래 굳은살(티눈)이 생기고, 두 번째 발가락이 엄지를 피해 위로 겹쳐지거나 변형되는 이차 변형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걸음걸이가 비틀어지고, 체중 분산이 무너져 발바닥 전체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진단은 X-ray 촬영을 통해 엄지발가락의 각도(무지외반 각도)를 측정하며, 이를 통해 변형의 정도와 수술 여부를 판단한다. 일반적으로 각도가 20도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하며, 40도를 넘으면 수술적 교정이 권장된다. 하지만 각도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의 통증 정도와 일상생활의 제한 여부다.


치료는 비수술적 방법부터 시작된다. 초기에는 교정용 발가락 보조기, 특수 깔창(인솔), 넉넉한 앞코의 신발 착용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물리치료와 발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변형이 지속되거나 악화되는 경우에는 교정 수술을 통해 뼈의 정렬을 바로잡아야 한다. 최근에는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미세 절골술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신발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발볼이 넓고 편한 신발을 착용하고, 높은 굽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하루 중 일정 시간은 맨발로 걷거나 발가락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도 변형 예방에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통증이 심하지 않으니 괜찮다’는 방심이 문제를 키운다. 조기에 발견하고 생활을 조정하는 것이 향후 수술까지 가는 길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