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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노래 속 가사처럼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은 젊은 시절에는 흥미로운 표현으로 들릴지 몰라도, 실제로 겪는 현기증은 일상을 크게 흔드는 불편한 증상이다. 가만히 서 있거나 누워 있어도 주변이 회전하는 듯 느껴지고, 몸이 붕 뜬 것 같거나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불안정함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까지 이어진다.


현기증은 라틴어로 ‘돌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말로, 질환명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에 가깝다. 이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 어지럼증 클리닉에서 진료하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James Naples 박사는 “현기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배가 아프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며 “원인을 찾기 위한 출발점일 뿐, 그 자체가 진단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현기증은 특정 연령이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만 원인의 상당수는 균형을 담당하는 내이, 즉 귀 안쪽 구조와 관련돼 있다. 우리 몸의 전정기관은 공간 감각과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회전감이나 불안정감이 나타난다. 일부는 뇌가 움직임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발생하기도 한다.


일시적인 현기증은 탈수, 음주, 극심한 피로, 스트레스나 불안, 갱년기 전후의 호르몬 변화, 특정 음식이나 성분 섭취 등 비교적 가벼운 요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거나 증상이 강하다면 보다 명확한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기증이 있다. 고령층에서 흔하며, 귀 안의 미세한 결정이 제자리에서 벗어나면서 특정 머리 움직임에 강한 어지럼을 유발한다. 전정편두통은 두통이 없어도 균형 이상과 회전감을 일으킬 수 있는 편두통의 한 형태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하는 전정신경염은 내이의 염증으로 갑작스럽고 지속적인 현기증을 동반한다. 이명과 저음역 청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메니에르병 역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만약 현기증과 함께 시야 변화, 말이 어눌해짐,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의 저림이 동반된다면 즉시 응급 진료가 필요하다.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 가능성을 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현기증이 발생했을 때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은 어지럼과 메스꺼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근본 치료는 아니다. 귀 안 결정의 위치를 바로잡는 이석정복술, 균형 기능 회복을 돕는 전정 재활 치료, 심리적 불안을 완화하는 인지행동치료 등이 함께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가라앉았다고 지나치게 움직임을 피하기보다는, 안전한 범위 내에서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