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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가벼운 계단을 오르거나,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기침이 멈추지 않는다면 단순한 체력 저하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특히 중장년 흡연자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이 증상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COPD는 ‘흡연 후유증’ 정도로 여겨지기 쉽지만, 실제로는 폐가 점점 파괴되고 폐기능이 비가역적으로 저하되는 중증 호흡기 질환이다.

COPD는 만성 기관지염과 폐기종을 포함하는 질환군이다. 기관지가 지속적으로 염증에 노출되어 점차 좁아지고, 폐포가 파괴되면서 산소 교환 능력이 떨어진다. 그 결과 호흡곤란, 지속적인 기침과 가래, 운동 시 숨참 등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장기간의 흡연이며, 그 외에도 미세먼지, 화학물질 흡입, 실내 연료 연기 등도 원인으로 작용한다.

COPD는 진행성 질환이다.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초기에는 “나이 들어서 숨이 찬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방치하게 된다. 그러나 폐기능은 한 번 손상되면 되돌릴 수 없으며, 결국에는 산소 치료가 필요한 단계까지 악화될 수 있다. 실제로 WHO는 COPD를 세계 사망 원인 3위로 분류하며,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 만성 질환으로 경고하고 있다.

진단은 폐기능 검사(스파이로미터)로 이루어진다. 폐활량과 강제호기량(FEV1)을 측정해 폐가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빠르게 공기를 내보낼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X-ray나 CT를 통해 폐포의 손상 정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특히 흡연 이력이 10년 이상이고, 아침마다 가래가 심하며 기침이 잦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한다. COPD는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로 증상 악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흡입형 기관지 확장제, 스테로이드 흡입제, 점액용해제 등이 주로 사용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산소요법이 병행된다. 정기적인 호흡 재활 치료와 폐렴·독감 예방접종도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현재 흡연 중이라면 치료 약제보다 금연이 훨씬 강력한 예후 개선 효과를 가진다. 또한 실내 공기 질 관리를 통해 자극 물질 노출을 줄이고, 폐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숨이 찬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으면 오히려 근육이 약해지고 더 쉽게 숨이 차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COPD는 남성, 고령자, 흡연자에게 흔하지만 최근에는 비흡연 여성, 미세먼지 노출이 많은 직업군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흡연을 안 하니 괜찮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모든 호흡기 증상은 경고다.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상태가 되기 전에, 조기 진단과 생활 속 실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