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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혈액검사에서 콩팥 기능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상으로 분류되는 수치 안에서도 개인의 연령과 성별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콩팥 기능은 향후 만성 신장질환으로 진행할 위험을 예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웨덴 Karolinska Institutet 연구진은 콩팥 기능의 작은 변화가 장기적인 건강 결과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Kidney International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만성 신장질환을 보다 이른 단계에서 예측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도 함께 개발했다.


만성 신장질환은 전 세계 성인의 약 10~15%가 겪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상당수 환자가 콩팥 기능의 절반 이상이 손상된 뒤에야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 시점이 되면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기존의 단일 기준치 중심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을 연령과 성별에 따라 비교할 수 있는 ‘인구 기반 기준 차트’를 새롭게 만들었다. 소아과에서 성장곡선을 활용해 발달 상태를 판단하듯, 같은 나이와 성별 집단에서 자신의 콩팥 기능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지역 40~100세 성인 약 110만 명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개인의 eGFR이 해당 연령·성별 집단에서 중간값보다 크게 벗어날수록 건강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하위 25백분위수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향후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할 위험이 현저히 높았다. 사망 위험 역시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eGFR에서 모두 증가하는 U자형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또 현재 진료 현장에서 조기 대응 기회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GFR 수치가 60 이상으로 ‘정상’에 해당하더라도 연령 대비 하위 백분위에 속하는 환자 가운데, 추가적인 소변 알부민 검사까지 이어진 경우는 4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이는 초기 콩팥 손상을 놓칠 수 있는 지점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예를 들어 55세 여성의 eGFR이 80일 경우 일반적으로는 문제없다고 판단되지만, 연령 기준으로 보면 하위 10%에 해당해 향후 투석 위험이 약 3배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대적 위치를 조기에 파악하면 생활 관리 강화나 추가 검사 등 예방적 개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콩팥 질환을 ‘수치 하나’가 아닌 개인 맞춤형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콩팥 기능 검사와 함께 결과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