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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최모 씨(45)는 최근 들어 식사만 하면 배가 답답하고 더부룩한 느낌에 시달렸다. 가스가 차고 트림이 잦아지면서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느꼈지만, 스트레스 탓이겠거니 생각하고 제산제를 복용하며 넘겼다. 그러다 체중이 눈에 띄게 줄고, 등 쪽이 묵직하게 아파오기 시작하면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췌장암 1기 진단을 받았다.


췌장은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하는 중요한 장기지만, 우리가 평소 인지하지 못하는 ‘침묵하는 장기’로 불린다. 췌장에 문제가 생겨도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고, 이상이 나타나도 위장 질환처럼 느껴져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다. 특히 췌장염이나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대부분 ‘소화불량’, ‘복부 팽만’, ‘식후 더부룩함’ 같은 매우 애매한 형태로 나타난다.


췌장의 문제는 대부분 식후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위 문제로 오해되기 쉽다. 하지만 제산제나 소화제를 복용해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특히 췌장은 등 쪽에 가까운 장기라 통증이 복부보다 등이나 허리 쪽에 느껴질 수도 있다. 식사 후 등 쪽이 무겁고 통증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급성일 경우 상복부의 갑작스러운 통증, 구토, 발열 등이 동반되며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 만성 췌장염은 소화기능이 점차 떨어지며 체중 감소, 지방변, 만성 복통 등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만성 염증은 결국 췌장암의 위험으로 연결될 수 있다. 특히 췌장암은 진단 시기마다 예후 차이가 극명하다. 1기 발견 시 5년 생존율은 30% 이상이지만, 3기 이후로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


췌장암은 간암, 폐암에 이어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으로 꼽히며, 이 병의 가장 무서운 점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황달, 체중 급감, 식욕 부진, 지방변 등은 대부분 말기에 가까운 신호다. 따라서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고 반복되는 소화 불편, 복부 팽만, 등 통증 같은 ‘경미한 증상’을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췌장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혈액 검사 외에도 복부 CT, MRI, 내시경초음파 등의 정밀 진단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음주 습관이 있거나 당뇨병 병력이 있는 사람, 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는 정기적인 검진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들어 예전보다 젊은 연령층의 췌장질환 발병률도 증가하는 추세다.


몸은 항상 신호를 보낸다. 우리가 놓치고 지나가는 사이, 병은 조용히 진행된다. 소화가 안 되거나, 밥을 먹고 나면 배가 유난히 더부룩하고 묵직한 느낌이 계속있다면, 단순한 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지금 당신의 췌장은, 말없이 위기를 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