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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다리가 저릿하거나, 자는 도중 다리에 쥐가 자주 나며 통증을 느낀다면 단순한 혈액순환 이상으로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에 불편함을 줄 정도로 심해진다면 보다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 다리 저림과 쥐남 현상은 다양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며, 그 원인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하지정맥류다. 정맥의 판막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액이 역류하고, 그 결과 다리에 피가 고이게 되어 무겁고 뻐근한 느낌, 붓기,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오래 서 있는 직업군에서 흔하며, 종아리나 무릎 뒤쪽 혈관이 푸르게 돌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미용적 문제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심한 경우 혈전 형성이나 피부 궤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다리 저림이 신경성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다. 추간판이 신경을 눌러 다리로 뻗치는 듯한 통증과 저림을 유발하는데, 대부분 한쪽 다리에 증상이 집중되고, 허리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시간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 경우 단순한 혈액순환 문제가 아니라 신경 압박이 원인이므로,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다리 말단 부위에 저림, 화끈거림, 무감각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발바닥이나 발가락 끝에서 시작되어 점차 위로 퍼지는 양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보행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혈당이 높게 유지되면서 신경 말단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감각 이상과 통증이 동반되는 것이다. 이 경우 단순한 물리치료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혈당 조절과 함께 신경통 완화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이 외에도 다리 근육의 칼슘, 마그네슘 등의 전해질 불균형, 갑상선기능저하증, 심부전, 약물 부작용 등도 저림과 쥐남 증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칼슘이나 마그네슘 부족은 무리한 다이어트나 탈수, 고령 환자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야간 쥐남 현상과 관련이 깊다. 또한 특정 고혈압약, 이뇨제 등 일부 약물도 근육 경련과 감각 이상을 유발할 수 있어 복용 이력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자가 진단에 의존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엔 그 안에 놓인 질환이 신경, 혈관, 근육계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리 저림은 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증상의 패턴, 발생 시간, 통증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원인을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잠깐 저린 건 괜찮겠지’라는 방심 대신, 자신의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의심하고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다. 저림은 단순히 불편한 감각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