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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통풍은 흔히 ‘요산이 많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고기를 많이 먹거나 술을 자주 마시는 중년 남성에게 잘 생기며, 발가락이 붓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통풍을 단순히 식습관 문제, 관절 질환 정도로 여긴다면 치명적인 착각이다. 통풍은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대사 질환이며, 신장 손상과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병이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노폐물이다. 보통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를 ‘고요산혈증’이라고 하며, 이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요산 결정이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침착되어 염증을 유발한다. 발가락에 생기는 극심한 통증은 단지 ‘표면 증상’일 뿐, 몸속에서는 더 복잡하고 깊은 손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신장은 요산을 직접 배출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통풍 환자에게 신장 기능 저하는 매우 흔하다. 통풍을 오래 앓은 환자 중 상당수가 신장 기능이 저하되거나 만성신장질환(CKD)으로 진행되며, 급성 신부전의 위험도 높아진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통풍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만성신장질환에 걸릴 위험이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보고도 있다.

문제는 통풍이 ‘관절병’이라는 인식이 강해, 통풍 발작만 진정되면 괜찮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통풍은 발작이 없을 때도 체내 염증 반응이 계속되고 있으며,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는 한 심장과 혈관, 신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만성 염증 상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과 겹쳐져 결국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며,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치명적인 질환의 위험까지 높인다.

게다가 요산 자체가 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저하시켜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통풍 환자의 심혈관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유의하게 높다는 점은 이런 기전에서 기인한다. 통풍을 단순한 통증병으로만 다룰 것이 아니라, 대사 및 심혈관 질환의 지표로 받아들이고 전신관리를 병행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활습관 역시 단순한 ‘육류 제한’만으로는 부족하다. 체중 조절, 음주 감소, 수분 섭취 증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등 장기적인 대사 개선 전략이 필요하며, 고요산혈증이 확인된 경우엔 통풍 발작이 없더라도 요산강하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발작이 없다는 이유로 약 복용을 중단하지만, 이는 다시 악순환을 불러오는 지름길이다.

통풍은 단순한 식습관 질환도, 관절병도 아니다.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고장났다는 신호이며, 그 배경에는 더 큰 병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발작이 없다고 안심하지 말고, 요산 수치와 신장·심혈관 건강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통풍 관리’의 핵심이다. 통풍을 조절하지 않으면, 결국 몸 전체가 조용히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