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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며칠 전부터 몸이 으슬으슬하고 근육이 뻐근했다. 감기라고 생각하고 진통제와 감기약을 복용하며 버텼지만, 이틀 뒤 한쪽 옆구리에 작은 수포가 생기며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시작됐다. 병원을 찾은 결과는 대상포진(herpes zoster). 환자는 “감기라고만 생각했지, 피부에 병이 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의 일종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ZV)**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재활성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신경을 따라 퍼지는 심한 통증과 발진이 특징이지만, 문제는 발진이 나타나기 전 며칠간 증상이 매우 감기와 유사하게 시작된다는 점이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은 발열, 오한, 근육통, 피로감 등이다. 이런 증상들은 독감이나 몸살감기와 구분이 어려워, 많은 환자들이 초기에 내과에서 감기약을 처방받고 치료 시기를 놓친다. 그러나 감기와 다른 중요한 포인트는 통증의 국소화다. 한쪽 몸통, 등, 옆구리, 얼굴, 눈 주변 등 신경을 따라 특정 부위에만 통증이 집중되는 것이 대상포진의 경고 신호다.


또한 감기와 달리 피부 감각 이상도 함께 나타난다. 스치기만 해도 아프거나, 바람만 닿아도 화끈거리는 느낌, 쿡쿡 찌르는 듯한 신경통은 단순한 감기 근육통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증상이 2~3일 지속된 후 피부에 수포나 발진이 발생하면 비로소 대상포진으로 진단되지만, 그 시점엔 이미 바이러스가 신경을 깊숙이 침범한 상태다.


특히 50대 이상, 당뇨병 환자, 암 환자,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사람은 대상포진의 고위험군이다. 최근에는 30~40대 직장인 사이에서도 과로, 수면 부족,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 저하로 대상포진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 자체보다도 **신경통 후유증(postherpetic neuralgia)**이 문제다. 초기 치료가 늦으면 피부 발진은 사라져도 몇 달에서 수년간 이어지는 극심한 신경통에 시달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투여다. 발진이 생기기 전이라도 대상포진이 의심되는 신경통이 있다면, 피부과 또는 신경과 진료를 통해 조기 대응하는 것이 후유증 예방의 열쇠다. 항바이러스제는 발병 72시간 이내에 복용을 시작해야 가장 큰 효과를 본다.


아울러 대상포진 백신 접종도 중요한 예방법이다. 50세 이상이라면 예방접종을 통해 감염률을 낮추고, 감염되더라도 경증으로 끝나는 효과가 있다. 이미 한 번 걸린 사람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재발할 수 있어 예방 접종이 권장된다.


몸살감기처럼 시작되는 통증이 며칠째 한쪽 부위에 몰려 있다면, 더 이상 감기약으로 버티지 말자. 그 통증은 바이러스가 신경을 따라 퍼지고 있다는 조용한 경고일 수 있다. 대상포진은 피부병이 아니라 신경의 병이다. 치료의 골든타임은 단 몇 일뿐, 놓치면 후회가 오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