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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전국 각지에서 야생 너구리의 도심 출몰 사례가 증가하면서 이들 야생동물이 사람에게 감염병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귀엽고 친숙한 외모와 달리 너구리는 여러 종류의 인수공통감염병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러스성 질환에 대한 경계가 요구된다.


너구리는 광견병(Rabies)의 주요 매개체로 잘 알려져 있다. 광견병은 감염된 동물의 침을 통해 전파되며, 물리거나 상처 부위에 노출될 경우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번 증상이 발현되면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해 조기 예방접종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야생동물에 의한 광견병 사례가 확인된 바 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너구리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파라믹소바이러스 계열의 바이러스 감염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너구리는 개 디스템퍼(홍역)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보유할 수 있으며, 해당 바이러스는 드물게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특히 어린이, 노약자, 면역저하자에게 위험할 수 있으며,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진드기를 매개로 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주목할 질병 중 하나다. SFTS 바이러스는 주로 진드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야생 너구리가 진드기의 숙주 역할을 하며 바이러스 확산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감염된 진드기에 물릴 경우 고열, 구토, 설사, 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중증의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진드기 활동 시기가 확대되면서 SFTS 발병 위험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야생 너구리와의 우발적인 접촉이나 접근은 감염병 전파뿐 아니라 물림 사고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야생동물은 본능적으로 사람을 두려워하지만, 인간 활동 반경이 넓어지며 너구리의 서식지와 점차 중첩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도심 공원, 산책로, 심지어 주택가 인근까지 출몰하는 사례가 잦아지면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방역당국은 야생 너구리를 발견했을 경우 접근하거나 먹이를 주지 말고, 관할 지자체나 유관 기관에 즉시 신고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야생 너구리와 접촉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반려동물에게는 광견병 등 필수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당장의 위협은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 있으나, 야생동물은 감염병의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며 예상치 못한 감염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야생동물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